My Spoon

Interview

Editor. Danbee Bae, Jiyoung Ha, Jihyun Cho

권정혜 | CEO of ZENZERO

숟가락을 사용하는 때

직업 특성상 업무 중에 숟가락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주로 젤라토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덜거나 계량하기 위해, 그리고 제조한 젤라토를 맛보고 평가할 때 숟가락을 사용한다.

숟가락을 사용하는 공간

젤라토를 제조하는 주방, 완성된 제품을 보관하고 서빙하는 홀, 그리고 직원용 카페테리아에서 다양한 숟가락을 사용하고 있다.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숟가락

완성된 젤라토를 맛볼 때 사용하는 작은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을 정말 좋아한다. 이탈리아 알카스ALCAS사의 젤라토 전용 숟가락으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같은 제품이다. 젤라토의 점도에 딱 알맞은 강도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손잡이는 엄지와 검지만으로 미끄러짐 없이 잡기 쉬운 형태고 입에 닿는 부분은 끝으로 갈수록 각도와 두께에 변화를 주어 젤라토가 처음 닿는 부분을 가장 얇게 디자인했다. 제품을 뜨는 첫술의 기분 좋은 느낌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듯 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입안에서의 느낌 또한 완벽하다.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숟가락으로 먹는 음식

주로 젤라토를 먹는다.

숟가락 선택 기준 혹은 우선순위

용도에 맞게, 그리고 음식과 입에 닿는 느낌까지 고려해 많은 테스트를 거쳐 세심히 만들어진 제품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아이스크림처럼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스테인리스스틸이나 유기 같은 금속 소재의 숟가락은 권하지 않는데, 이는 금속이 냉기를 입안에 직접적으로 전달해 젤라토의 풍미와 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젤라토를 설계할 때, 입안에서 좋은 온도감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손님들께 전용 플라스틱 스푼을 드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나에게 숟가락이란

‘디테일’이다. 잘 만든 숟가락은 음식의 맛을 더욱 살리는 좋은 디테일로서 기능한다. 이건 우리가 젤라토를 만들 때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한 끗의 차이에 대한 고민이 결과물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참새 | Artist

숟가락을 사용하는 때

식사할 때와 간식 먹을 때 사용한다.

숟가락을 사용하는 공간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작업실로 출근하기 시작한 이후로 아침 식사는 작업실에서 해결한다. 작업실 한쪽에 마련된 작은 다이닝 공간 앞에 바가 있어 주로 이곳에서 아침을 먹곤 한다.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숟가락

작업실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숟가락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핀란드 브랜드인 이딸라ittala의 치테리오 라인 제품으로 메탈 소재의 부드러운 곡선 형태를 띠는 숟가락이다. 유행을 타지 않고 디자인이 단순해 여기저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음식을 담는 술이 크고 넓어서 스튜나 리소토, 국 등을 먹을 때 좋다. 두 번째는 나무 숟가락인데, 해외 직구로 다른 물건들과 함께 구매했고 브랜드 이름이 쓰여 있지 않아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는 모르겠다. 술 부분이 좁아 커피 스푼으로 어울리는 이 숟가락은 개인적으로 요구르트를 떠먹을 때 참 편하고 좋다. 두 제품 모두 구입한 지는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숟가락으로 먹는 음식

스튜를 좋아하는 편이라 야채 스튜, 홍합 스튜를 먹을 때 이딸라 숟가락을 사용한다. 엄마가 끓여주는 국 종류도 이딸라 숟가락으로 푸짐하게 먹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간식으로 요구르트를 자주 먹는데, 냉장고에 남아 있는 과일과 견과류를 넣어 나무 숟가락으로 떠먹는 게 좋다.

숟가락 선택 기준 혹은 우선순위

먼저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이 좋아야 하고, 입에 닿는 부분이 부드러운지, 음식물이 잘 끼어 닦기 불편하지 않은지 등을 살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사용하는 식기류 재질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숟가락을 구매할 때는 내가 주로 사용하는 그릇이 어떤 재질인지 머릿속으로 한번 떠올린 뒤 결정하는 편이다. 또 유리나 놋쇠 그릇에 메탈 소재 숟가락이 닿는 소리를 싫어해 이런 숟가락은 도자기 그릇에만 사용한다.

나에게 숟가락이란

하루의 건강과 에너지를 몸속으로 넣어주는 아주 중요한 도구.

신정인 | CEO of Table Meeting

숟가락을 사용하는 때

저녁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내가 직접 사용한다기보다 키친웨어 디자이너로서 사람들이 숟가락을 사용하게끔 디자인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숟가락을 사용하는 공간

집에 작업실이 따로 있어 그 공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커틀러리가 보통 식탁이나 주방이 아닌 작업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작업실은 디자인 서적과 책상 정도로만 구성되어 있다.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숟가락

클래식하고 앤티크한 감성의 숟가락은 많지만, 세련된 느낌의 커틀러리는 흔치 않다는 생각에 ‘그냥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 하고 커틀러리 제작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든 브랜드 ‘테이블 미팅Table Meeting’의 숟가락을 가장 좋아한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고 소재는 스테인리스 316이다. 구조적 디자인이다 보니 일반 스테인리스로는 제품을 표현하기 어려워 조금 더 강도 높고 품질 좋은 재질을 사용했다. 실버 색상에 블랙 라인이 있는 제품이다. 곡선 형태를 띠고 있어 그릇이나 접시 등에 놓았을 때 흐르지 않도록 고정되고 그립감도 좋다.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숟가락으로 먹는 음식

집에서 음식을 잘 만들어 먹지 않다 보니 숟가락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많이 사용한다. 큰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놓고 숟가락을 탁 꺼내서 텔레비전 앞에 앉을 때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휴가같이 느껴진다.

숟가락 선택 기준 혹은 우선순위

아무래도 아이웨어를 주로 디자인해왔고 패션 쪽을 선호하다 보니 조금 더 세련되고 감각적인 제품의 숟가락을 찾게 된다.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놓고 싶은 숟가락, 포크 이런 것을 모두가 원하지 않을까. 커틀러리 하나로도 테이블의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숟가락이란

나를 표현해주는 도구다. 주변에서 내가 디자인한 커틀러리를 보면 “너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도 나를 잘 몰랐는데, 나의 취향과 디자인을 반영해 만들다 보니 제품 자체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내가 추구하는 ‘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툴즈> ‘숟가락’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